[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아키압터릭스
이름부터가 어렵다. 한글로는 아키압터릭스라고 불리고 영어로는 Archaeopteryx라고 쓴다. 물론 이 생소한 단어를 쉽게 다른 말로 표현할 수는 있다. 새 모양을 한 공룡이라고 보면 누구나 연상할 수 있는 모습이 떠오르게 된다. 물론 현재의 새처럼 마음껏 하늘을 날 수 있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가 않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아마도 몸에 날개가 있었고 털이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짐작컨데 날 수는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늘날의 새처럼 마음껏 창공을 날았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견해다. 펭귄 크기의 이 새 화석은 그런 점에서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중요한 소재가 되기도 한다. 유럽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던 이 공룡 화석에는 시카고 아키압터릭스라는 이름이 붙어졌다. 공룡 화석에 도시 이름이 붙은 것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나중에 다른 애칭이 붙을 수 있을지는 확실치가 않지만 학술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공룡 화석에 도시 이름이 붙은 것은 특별하기는 하다. 사실 이 화석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학술적인 의미가 있다. 일단 아키압터릭스 화석 자체가 희귀하다. 180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약 13점의 화석만이 발견됐을 뿐이다. 그리고 독일 지방에서 발견된 시카고 아키압터릭스의 보전 상태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일반적으로 공룡 화석이라면 단단한 암석층에서 발견되고 고고학자들이 이를 발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뒤에야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시카고 아키압터릭스의 경우에는 처음 알려질 당시부터 선명한 자태를 나타내고 있었다. 시카고 필드 박물관 관계자가 2019년 이 화석의 실체를 처음 확인할 당시부터 더 좋아질 수 없는 상태를 보였다. 당시 이 화석을 처음 관찰한 필드 박물관 고고학자는 개인적으로도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으며 다른 공룡 화석 발굴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필드 박물관이 이 화석을 손에 넣을 수 있을 때까지 모든 과정이 원만하게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필드 박물관은 중동 출신의 사업가로부터 이 화석을 구입할 수 있었던 당시부터 불법적인 거래는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화석이 처음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독일 정부는 어느 시점 이후부터는 자국 영토 내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을 외부로 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시카고 아키압터릭스 화석은 필드 박물관에서도 관람객들의 방문이 가장 많은 곳에 전시되며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공개되기 시작했다. 물론 가을에는 정식 전시장소를 찾아 영구히 전시될 장소도 찾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필드 박물관은 유명한 티라노사우러스 렉스 화석인 수(Sue)를 비롯해 시카고 아키압터릭스도 보유하게 된다. 명실상부하게 리서치 분야 뿐만 아니라 일반 전시 분야에서도 특출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키압터릭스를 소장하고 일반에 공개까지 하고 있는 박물관은 현재 서반구에는 단 하나도 없다. 필드 박물관이 유일한 장소가 되는 것이다. 학술적으로는 그간 공룡과 새 사이의 어떤 진화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연구가 지지부진했지만 아키압터릭스와 같은 확실한 물증이 나온 뒤에는 연구 결과 역시 큰 변곡점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학계에서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발간된 직후 아키압터릭스의 화석이 발견됐기에 진화 과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샘플이 부족했다는 점을 꼽는다. 만약 다윈이 아키압터릭스의 화석을 볼 수만 있었다면 진화 과정을 무엇보다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샘플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카고 주민들은 이번 아키압터릭스 화석이 일반에 공개되면서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진기한 자료들을 한 곳에서 살펴볼 수 있게 됐다. 티라노사우러스 렉스가 지금까지 그 역할을 톡톡히 했는데 이제는 아키압터릭스가 대신할 날이 된 것이다. 사실 시카고에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박물관의 전시품이 그렇기도 하지만 건물도 빼놓을 수 없다. 다운타운 랜돌프길에 위치한 톰슨 센터가 대표적이다. 약 40년 전에 세워졌다고 보기에 힘든 현대적인 디자인이 톰슨 센터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 건물에는 구글 시카고 본사가 입주하면서 2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근무하게 된다.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건물 외관과 함께 내부에 들어서면 건물 최고층까지 가리는 것이 없이 시원하게 뚫린 건물 내부를 보는 것은 언제가 신비로웠다. 구글이 건물 내부를 어떻게 단장할지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예전부터 간직했던 고유의 모습들은 잊혀지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구글 본사와 함께 시카고 아키압터릭스 화석도 많은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순간을 고대해 본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시카고 필드 시카고 주민들 공룡 화석